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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긁적여본다/- 공감

손씨의 지방 시

손씨의 지방 시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느낀 건,
내가 관심 있는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고
내가 관심 없는 사람만 날 좋아하더라.

 

그런 수많은 반복 속에서, 서로 좋아하는
정말 드문 경우가 연애로 이어지는 것 같다.

 

웃긴 건 우린 진실한 사랑을 원하면서도
날 사랑하지 말라며 밀어내고,
또는 날 사랑해 달라며 매달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웃긴 상황인가
아무리 배고파도 가릴 건 가려먹는.

 

날 사랑해 달라 다가오는 이를 거절하는 것은
그 사람이 나에게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날 받아주지 않는 그에게
난 특별한 사람이 아니 였던 것이고,

 

그래서 우린 특별해져야 한다.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에게 온갖 애정을 쏟아 부으며,
그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고

 

반대로 온전히 자신에게 애정을
쏟아 부어서 내 자신을 특별한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착각하지 말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경우는
없다.

 

- 손씨의 지방 시 ‘착각하지 말자’ 中 -

 

 

 

 

 

잠자려 방안에
전등을 끄면,

 

눈앞이 깜깜해져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우린 알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어둠에 적응해
하나둘 사물이
보이고,

 

침대 위에 누워
눈에 익은 천장을
바라보다,

 

잠들 거란 것을.

 

- 손씨의 지방 시 '힘들어하지 않아도 돼, 곧 익숙해질 거야' 中 -

 

 

 

 

 

이사를 하려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니, 집들이 정말 넓고 좋았다.

 

그렇게 이곳저곳 집을 알아보고
내 집에 와서 문을 열었는데
더 좁아 보이고 답답했다.

 

처음 홀로 이곳으로 이사 올 때는.
혼자만의 공간이라 참 좋아했는데.

 

지금의 나에겐 너무 좁았다.

 

내 덩치나 키가 커져서도 아니고,
집에 가구가 들어서서 평수가
작아진 것도 아니다.

 

지금 더 좁아 보이고,
낡아 보이는 이유는
내가 변해서였다.

 

우린 우리를 설레게
했던 모든 것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다만 그 당시에 그것들은 내가
고른 것 중에, 제일이었던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의 나에게
제일이었던 것들
뭐가 있을까?

 

- 손씨의 지방 시 '사사로운 것들에 대한 예의' 中 -

 

 

 

 

 

페이스북을 보면 다들 행복해 보인다.
난 불행 한 것 같은데 그래서 여행 다니고
즐거운 사진만 올리는 친구를 삭제해
버린 적이 있다.

 

그러고 한동안 페이스북을 안 하다,
내 사진첩을 보니 내가 전부 웃고 있었다.

 

그 기간에 내가 뭘 했나? 생각해보니
집안일 때문에 힘들었지만 굳이 사진
찍을 때 울면서 찍을 필요는 없었다.

 

그때 내가 아무런 죄도 없는 친구를
미워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하면 할 수 록
불행해진다고 한다.
나만 불행한 것 같아서.

 

결론은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나를 남과 비교하는 순간 생기는 것 같다.

 

우리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비교 안 할 순
없으니 어설픈 인맥 다 삭제해버리자.

 

- 손 씨의 지방 시 '그럼 넌 친구 0명' 中에서 -

 

 

 

 

 

우리는 책임 대비 돈을 번다.

 

돈을 많이 벌면 그만큼 책임이
따르고, 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고로 돈을 벌면 벌 수록, 부담감에
마음이 괴로워진다는 것이다.

 

헌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고통마저 즐 길 수 있다고
하는데 "난 모르겠다 씨발"

 

- 손 씨의 지방 시 '일단 돈을 벌어봐야겠다' 中에서 -

 

 

 

 

 

우린 자신보다 못난 사람을
보고 용기를 얻는다.

 

클럽에 갔는데 나보다 못생긴
사람이 있거나.

 

혼자 밥 먹으러 갔는데 혼자 온
사람이 있거나.

 

같은 입사 동기가 나보다 일을
못 해서 다행이거나.

 

운전면허 시험에 떨어졌는데,
옆에서 시험 보던 사람은 벌써
3번째라고 할 때.

 

이렇게 우린 나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거나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못난 사람 무시하지 말고
잘난 사람만 곁에 두려 하지 말자.

 

혹시 알아?
너를 보고 용기를 얻는 사람이 있을지?

 

- 손 씨의 지방 시 ‘사실 필기 한번 떨어졌다‘ 中에서 -

 

 

 

 

 

우린 너무 쉽게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경우가 있다.  
 
더 치명적인 건,
또 쉽게 실망 한다. 
 
-손씨의 지방 시 '친구 없는 이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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